베트남붐의 타이틀메뉴

다낭에서 친구 둘과 4박 5일 일정으로 놀다 왔습니다. 워낙 골프를 좋아하는 멤버라 ‘호이아나’ 코스로 맞춰 골프 패키지를 잡고, 라운드 중간중간 맛집 찾아다니며 여유롭게 즐겼어요. 사실 세 명 다 여자친구가 있어서 “다낭 가서 골프 치고 가라오케 한 번 들르겠다”는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. 거의 석 달 가까이 “이번에만 허락해 달라” 하고 설득한 끝에, 겨우 승낙받고 비행기에 올랐죠. 다행히 현지 실장님이 골프장 예약부터 픽업까지 깔끔하게 처리해 줘서 바가지 쓸 걱정도 없었고, 좋았습니다.

마지막 날이 문제였는데, “어디 가라오케 한 군데만 추천해 달라” 했더니 실장님이 망설임 없이 다낭 벤츠 가라오케를 찍어 주더군요. 일정 내내 머릿속에 기웃거리던 장소라 “그래, 한 번 가보자” 하고 바로 달렸습니다. 시스템이 꽤 독특했는데, 오후 네 시 반쯤 도착해서 이름만 적어 두면 일단 바깥으로 나와서 한 시간 정도 빈 시간을 보내야 해요. 우리는 같은 건물 1층 카페에서 수다 떨며 시간을 죽이다가, 다섯 시 반이 조금 넘어 다시 올라갔습니다. 여섯 시쯤 되니 복도부터 웅성웅성, 여자들 목소리가 물결치더니 한순간에 30명 넘는 친구들이 룸 안으로 쫙 들어오는데, 진짜 멘탈이 털리는 경험이더군요. 셋 다 눈이 동그래져서 서로 눈치만 보다가, 심사숙고(?) 끝에 한 명씩 골랐습니다. 한국말을 꽤 하는 친구도 있었고, 두 명은 번역기 돌려 가며 대화했지만 분위기가 워낙 까르르해서 어색함이 싹 사라졌습니다.

룸 안에서는 소주 세트가 기본으로 나오는데 양이 살짝 아쉬워서 “추가할까?” 고민하다가, 그냥 밖으로 나가 2차 하기로 했어요. 재미있게 놀다 보니 한 시간 금방 지나가고, 우리는 여자들 데리고 뒤편 한식당 거리로 이동했습니다. 실장님이 알려 준 ‘숙성금돼지’라는 고깃집이 있었는데, 이게 웬걸, 한국에서도 충분히 줄 설 만한 맛집이더라고요. 삼겹살에 소주 한 병씩 더 들이키고 나니 밤 아홉 시도 안 됐는데, 숙소가 좀 멀어서 “그냥 방에서 마저 마시자”고 합의. 호텔이 여자 출입에 까다롭다는 얘기를 듣긴 했는데, 다행히 아무 제지도 없어서 세 명 다 휴— 하고 한숨 돌렸습니다.

방 안에선 큰 소리 내기도 뭣해 유튜브로 잔잔한 음악 틀어 놓고, 캔맥 몇 개 까고, 자연스럽게 각자 방으로 흩어졌죠. 그 뒤 이야기는… 뭐, 상상에 맡기겠습니다. 다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, 여자들 마인드가 정말 좋았습니다. 적극적이고 리액션도 좋아서, 괜히 ‘첫날에 올 걸 그랬다’는 후회만 잔뜩 남았네요.

다낭 가라오케를 처음 가본 저희가 비교할 대상은 없지만, 적어도 벤츠 가라오케 한 군데만 놓고 보면 서비스며 가격이며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상당했습니다. 괜히 실장님이 첫날에 가보라 했던 게 아니더라고요. 다음에 다낭에 또 오게 된다면 아마 일정 초반에 벤츠 가라오케부터 찍고 시작할 것 같습니다. 골프 좋아하시는 분들껜 다낭 골프장도 정말 추천이고요. 아무튼 덕분에 4박 5일 꽉 채워서 즐겁게 놀다 왔으니, 이 글이 다낭 계획 중인 분들께 작은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.